박은주 변호사 “30대 부부, 손해보면 그냥 헤어진다”

“돈 각자 관리···공동 생활비로 미용실 가면 싸움 나”
“시댁이나 처가 갈 때 주유비 부담 놓고도 다툼 생겨”
“결혼해서 좀 살아보고 손해인 것 같으면 바로 정리”

이규진기자 승인 2023.06.02 20:02 | 최종 수정 2023.06.02 20:24 의견 0

요즘 이혼하는 30대 부부들의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법률상 부부는 경제공동체로 간주되듯 기성세대들은 부부 돈은 쌈지 돈으로 ‘한 주머니’로 살아왔다. 반면 MZ세대로 불리는 30대의 이혼 사유는 “돈, 가사 등에서 내가 왜 손해 보느냐”는 갈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수많은 이혼 케이스를 다룬 이혼전문 변호사의 체험담이어서 주목된다.

13년째 이혼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박은주 법무법인 온조 대표 변호사는 지난 5월 27일 유튜브채널 ‘부읽남TV’에 나와 30대 부부들의 가장 많은 이혼 사유는 ‘돈 손해 보기 싫어서’라고 진단했다. 돈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다 가정이 깨졌던 과거 세대들과 달리 30대들은 생활비 공동 분담이 잘 지켜지 않는데 따른 갈등으로 파경에 이른다는 게 박 변호사의 의견이다.

박 변호사는 “(30대들은) 각자 소득은 각자 관리를 하고 각자 재테크를 하고, 공동생활비용 얼마씩 딱 넣어서” 결혼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런데, “공동을 위해서만 써야 되는데 (중략) 부인이 그걸로 자기 미용실 갔다 하면 난리 난다”며 “처갓집에 가면서 이제 운전을 하게 되는데, 주유비는 너네 집에 가니까 주유비는 네가 부담해야지 이런 식의 이제 다툼들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데 이런 일들이 소수가 아니고, 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한다는 거죠. 굉장히 많고요”고 말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30대 이혼 부부들중 상당수가 생활비 뿐만 아니라 육아 등 가사일도 자신이 한 시간을 엑셀로 정리해놓고 불공평하다고 느끼면 손해라고 생각해 다툼이 생기고, 이혼에 이른다는 것. 그는 “철저하게 본인들이 일주일에 나는 몇 시간을 했고, 너는 몇 시간을 했고, (중략) 부당하다 나는 못 살겠다 이러면서 이혼을 하러 오겠다는 사람들이 예전에는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되게 많아요”라고 밝혔다.

이혼하는 30대들의 이런 현상에 대해 박 변호사는 “일부러 싸움하는 게 아니고, 정말로 진심으로 그게 자기네들은 합리적으로 생각을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은) 결혼을 함에 있어서 선택이기 때문에 굉장히 실리를 많이 따진다”며 “내가 이 결혼을 함으로써 이익인가, 손해인가, 그리고 실제로 결혼을 해서도 좀 살아보고 나서 '손해인 것 같다'하면은 바로 정리를 하는 수순으로 거치는 신혼부부들이 굉장히 많다”고 분석했다.

박 변호사는 또 이런 세태에는 되도록이면 이혼을 피하려 했던 과거 세대와 달리 이혼에 거부감이 없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이혼이라는 거는 사실은 그 사람의 인생에서의 실패 막 이런 거를 의미할 수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아예 그런 패러다임이나 그런 개념이 아예 없다”며 “요즘에는 그렇기 때문에 결혼도 선택이고, 결혼을 했을 때 살아보고 ‘이상해 안 맞아, 나랑’ 그럼 바로 찢어지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까 나랑 가치관이 나랑 생활 방식이 안 맞아 결혼을 했다고 해서 이게 지켜져야 될 나의 어떤, 내가 이런 게 없는 거죠”라고 말을 이었다.

아울러 박 변호사는 “요즘 세대들이 그렇다. 그냥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세대들인 거죠”라며 자신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요즘 부부들이 결국 갈라서는 1순위 이유’라는 이 영상물은 6월 2일 오후 8시 현재 8만8,101회의 조회수와 1,100건의 좋아요를 기록중이다. /이규진기자 guakta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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